카페뮤제오 | 갓볶은 원두·핸드드립·모카포트 커피 전문몰

상품후기

[시음후기]

최연수 2009-07-06 조회수 1,509

[Prologue]Gloria Jean's를 처음 만났던 것은, 2007년 여름이었어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호주, 퀸즐랜드 주에서도 북쪽의 Townsville이라는 도시의 한 쇼핑센터 1층에서 였죠.

어디선가 풍겨오는 카라멜 냄새와 커피냄새와 사람들의 북적이는 소리… 

어디나 있을 법한 커피집 이겠거니 해서 모퉁이를 돌아보니, 저를 반겨주는 것은 온통 제가 좋아하는 먹거리의 색깔로 만들어진 'Gloria Jean's coffee'의 로고 간판. 

달콤하고도 고소한 향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진열되어 있는 갖가지의 원두들에게 다가가 원두 진열장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커피 원두들의 이름들은 또 얼마나 예쁘고 직관적인지, 또 그 향은 대체 커피향이 맞는지 너무도 달콤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더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직원이 밝게 웃는 얼굴로 '글로리아 진스 커피입니다- 오늘은 어떤 원두를 좀 드릴까요?'라며 저에게 아는 척을 해왔습니다. 

저는 그 중 이끌리듯 butter toffee를 주문했고 직원이 내려준 butter toffee로 저는 그렇게 처음 글로리아 진스와 첫 만남을 가졌더랍니다. 

호주는 뜨거운 나라라 핫 커피보다는 바리에이션이 들어간 아이스커피나 chocolate 쉐이크 메뉴를 더 즐겨먹었지만, 

나에게 글로리아 진스의 향 커피는 그렇게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으로 남아 있었답니다.

 

Gloria Jean's를 두번째로 만난 것은, 2009년 여름. 호주에서 돌아온지 1년 반이 지난 지금이네요.

평소 윈도우 쇼핑만 하면서 언제쯤 나도 이 곳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던 '카페 뮤제오'에서, 

이 글로리아 진스 시음 이벤트는 마치 '지금이예요. 당신이 카뮤의 가족이 되어주셨으면 해요 :)'라는 사인처럼 보였답니다. 

어째서인지 저는 제가 이 이벤트에 응모하면서, 당연히 당첨되어 글로리아 진스와 두번째 만남을 갖게 될 것이라는 편안한 확신이 있었어요. 

 

호주에서보다 커피에 멀어진 것 같은 지금, 커피를 그리워는 했지만 흔한 커피메이커, 모카포트 하나 없는 한국에서 제가 다시 커피에 빠져들게 된 것은 

순전히 카페뮤제오가 글로리아 진스를 통해 놓아준 커피 세계로의 다리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감사해요, 카뮤 ;)

 

[Note]

- 기구 :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Kalita의 Ice&Hot드립세트 뿐이라 그것으로 내려먹었습니다.

- 양 : 원두 20g과 물 240ml으로 드립했구요.

 

1. Butter Toffee - Decresendo  내려마셔보니, 이거 참, 제가 생각했던 그 버터토피가 맞는지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독한겁니다.

음, 무엇이 문제일까.. 싶어 물을 50ml를 더 넣어마셔보았어요. 음 이건 너무 싱거운 맛이더군요.

다시 10g과 150ml으로 드립해보았어요. 훨씬 낫더군요.  버터토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원두는 그 자체의 향이 참 달콤하죠. 

하지만 그 달달한 향은 커피에 섞이이 않습니다. 드립 내릴때 수증기와 함께 위로 올라와 사라지고 커피에 약간 숨이 죽은 향만 남아 있답니다. 

하지만 역시 커피맛과는 동떨어진 어떤 '향도 아니고 달달한 맛도 아닌 맛'때문에 커피 자체를 즐길 수는 없었어요. 아 드립기술의 문제런가요…. 

 

버터토피로 내린 드립은 첫 맛과 미디엄 바디의 맛이 강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맛은 사라지고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스읍-하고 한모금 들이킬때 맛을 느끼고, 훅-하고 코로 숨을 내뱉어 보면 향이 코에서 느껴집니다. 

커피의 맛은 앞부분이 제일 강하고 점차 갈수록 줄어들어 향으로 끝나는, 그래서 버터토피는 '데크레센도'입니다 ;)

 

2. Hazelnut - Cresendo  헤이즐넛은 버터토피와는 다르게 커피향이 조금 더 나고 조금은 들뜬 향입니다. 속되게 얘기하면 커피 방향제 향이 납니다. 

비오는 날 봉지에서 한알 꺼내어 책상 위에 두고 공부했더니, '나, 여기 있어요'하는 존재감이 크고 귀여운 커피였습니다. 

물의 양은 2번째 버터토피와 마찬가지로 드립했습니다.

헤이즐넛은 약간 맹-한 첫맛과 구수한 미디엄 바디, 쌉싸리한 뒷 맛으로, 갈수록 볼륨이 커지는 '크레센도'입니다. 이 쌉싸리한 뒷 맛이 저는 불쾌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해서 어머니께 드려 보았더니 어머니는 이 쌉싸리 입에 남는 맛이 좋다고 하시네요. 

구수한 미디엄 바디에 관해 한마디 하자면, 이것때문에 헤이즐넛을 마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좋은 원두'를 쓰시나보네요, 라고 끄덕여줄만은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짧은 좋은 커피 맛은 뒤에 남는 화학적인 쌉싸리 향&맛을 커버하기엔…. 그냥 향이 들어가지 않은 아라비카로 커피생활을 즐기는 게 좋을 것 같네요.

 

[Epilogue]

사실, 받은 글로리아 진스는 받자마자 뜯어 그자리에서 3번은 내려먹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리 뜸을 들여 마감 하루 전인 월요일, 이 길다란 시음후기를 빙자한 주저리를 쓰느냐 하면은, 

그저 최소한 3일은 산 넘고 물 건너 온 글로리아 진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뒤에도 이 두가지 원두는 수차례(하루에 2번씩은) 내려먹어 보았지만, 

호주에서의 글로리아 진스 맛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인지, 이번의 시음은 저에게 그다지 만족할 만한 경험을 선사하지는 못했네요. 

 

처음 시도한 숙제라서, 또 제 손으로는 처음해보는 핸드드립이라서, 어설프고 사설만 긴 후기가 되었네요. 

커피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없고…해서, 

좀 더 많은 방법으로 글로리아 진스와 만나보신 다른 분들의 후기를 읽으며 대신 경험하는 것으로 저의 숙제를 마치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총 댓글 1 추천 : 0 추천하기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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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플린


    2007년 여름,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으로 남아있던 호주에서의 기억에
    글로리아 진스커피를 찾아 헤매셨다던 연수님.
    다시금 정겨운 그 느낌을 받아보시길 바랬던 마음이었답니다.
    그때와 다른 맛이어서 조금 아쉽지만요.
    아마도 그때는,
    조금 달콤한듯 느껴지는 글로리아 진스가 따뜻하게 느껴질만큼
    타지에서의 외로움이 묻어났던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잠깐 다녀온 인도에서 매일 먹었던 짜이가 생각나
    판매하는 밀크티부터 카뮤에 있는 갖은 홍차로 짜이찾아삼만리였던 저 처럼요.
    단 한번도 기억속 그 맛에 성공한적은 없었어요 흑.

    _
    그리고 왠지 데크레센도와 크레센도.
    그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단번에 아! 하고 와닿았어요.
    요즘 피아노삼매경이거든요 ㅋㅋ
    특히 왈츠의 쿵짝짝쿵짝짝 삼박자에 푹 담금질되어있는 상태예요.
    그래서 살짝 보인 악상기호에 나는 알것 같아요 하고 손을 번쩍들었어요.

    후기 감사합니다 :)
    2009-07-06 18: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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