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후기
나의 첫 모카포트 에스프레소는 사약..
김명일
2013-02-16
조회수 2,967

비알레띠 브리카 모카포트 구매 후기입니다.
처음 쓰는 후기라 다소 장황하고 관련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 될거 같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우선 저는 궁핍이란 단어를 몸소 체현하고 있는 20대 중반의 자취생입니다.
그리고 이력서의 취미란에 [커피] 를 필수 기입 할 정도로 커피 매니아를 자청하던 사람이죠.
중학생때 제가 다니던 학원에서 강사를 하시던 동네 누님께서 마셔보라고 권해줬던 첫 원두커피에
문화컬쳐 충격쇼크를 받아 커피란 음료에 매료된 후부터 끓임없이 사랑을 쏟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때의 관련 지식과 의식이란 정말로 보잘것 없는 것이어서
중학생때 [몸에서 커피향이 나는 남자가 되고 싶다! ] 라는 생각으로 학원의 한켠에 놓여있던 커피향 방향제를
몸에 살포했다가 친한 학원 형에게 [너 담배 피는거 아니냐?] 란 의심을 받기도 하고
고등학생때 친구들과 더위사냥이란 아이스크림을 사먹을때 문득 [이탈리아 원두의 향기가 난다] 는 발언을 했다가
우연히도 실제 더위사냥 뒷면 원료란에 쓰인 커피가 이탈리아산이어서 박수 갈채를 받는 등의 일도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나름대로 제 커피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집에서 한잔씩 타먹던 인스턴트 커피에 흡족해했고 주위에서 [편의점에서 어떤 커피가 맛있냐?] 혹은
[카페에 가면 주문 어떻게 해야하냐?] 라던가 [난 쓴 커피 못 마시겠던데 카페에서 어떤 메뉴가 제일 달달하냐?] 같은
질문들에 저 나름대로의 대답을 해줄 수 있었고 제 답을 들은 사람들은 나름대로 만족해했으니까요.
하지만 20대가 되어 카페가 많아지고 관련 지식이 범람하자 전 제 지식의 얕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있던 모든 지식보다 대규모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TV에 내보내던 광고 속의 내용이 더 유용해지자
사람들은 저에게 자문을 갖지 않게 되었으며 심지어 제가 중학교때 처음 접했던 원두커피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가서 주문하던 카페의 메뉴(아메리카노, 카라멜 마끼아또)조차 알고 보니 전혀 다른것이더군요.
(그때 그건 티백이였던걸로 추정함) 집에서 늘상 마시던 인스턴트는 말할 것도 없었죠.
전 제가 마시던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떤 원두를 언제 어떻게 로스팅했고 언제 어떻게 그라인딩 됐으며 또 어떤 방법으로 내리고 어떤 레시피로 만들어졌을까를
누가 물어보면 완벽하게 묵비권을 행사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자연스럽게 커피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밀린 방학숙제를 처리한다는 느낌으로 하나씩 하나씩 머리속에 집어넣게 되더군요.
비록 무지했다한들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에 흔들림은 없었기에 새로운 지식들은 재미있기만 합니다.
이 브리카는 제 새로운 지식을 실천하는 두번째 단계로 생각하고 구입한 녀석입니다.
첫번째 단계였던 드립커피에 대해 조사하던중 뮤제오를 알게 되었지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되면 뮤제오만큼 유용하고 고마운 사이트도 없더라고요.
이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세뱃돈을 제물로 삼고 소환해낸 브리카는 너무 예쁘더군요.
원래 모카포트의 시조격이라고 할 수 있을 모카와 브리카 사이에 많은 갈등을 했었지만 크레마란 단어만 들어도
척추반사급으로 애정이 솟아오르기에 브리카를 업어왔습니다.
초기불량도 눈에 띄지 않고 자잘한 기스도 없었으며 시험 커피가 눈물을 흘리는 일도 없더군요.
[이래도 날 아끼지 않을꺼냐?!] 란 느낌입니다.
한번의 중성세제 세척과 두번의 시험추출을 의식을 치룬다는 경건한 마음을 품으며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낸 뒤
첫번째 추출을 했습니다.
원두는 모카포트용으로 보내주신 사은품 탄자니아 AA...
추출이 완료될때 끓어오르는 이기적인 크레마와 함께 저의 마음도 끓더군요.
바로 마시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브리카님을 세척해서 모든것이 완벽해보일때 마시고 싶었거든요.
이건 먹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커피케이크를 애써 버리고 브리카님을 흐르는 물에 씻고
깨끗한 천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분리시킨 상태로 미리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했던 찬장 한켠 지정된 장소에 저장하기까지
일사천리였습니다. 제 시선 한켠에 알맞은 김이 피어오르는 에스프레소가 있었기 때문이죠.
향기를 음미하고 황금빛 크레마에 입술을 갖다 댔습니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허허허
생각해보니 제 인생 첫 에스프레소더군요.
내가 모카 포트가 아니라 사약 제조기를 구매한건가 싶어 잠시 혼란에 빠지다가 아차 싶어서 설탕 한스푼을 넣고
휘휘 저어 다시 한번 입술에 갖다대었더니. 머릿속에 BGM이 흐르더군요. 포카리 스웨트의 그 명BGM이요.
라라라 라라라라라~ 날 좋아~ 한다고~ 허허허허.
맛있더군요. 에스프레소는 처음이지만 이건 장담 할 수 있겠더군요.
이건 맛있습니다. ㅠㅠ
매일 아침 이 정도의 커피를 만날 수 있게 된다는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의 장점이라고하면 여러가지 메뉴가 가능하다는 점이기도 해서
제 지식의 실천은 쭉 계속될거 같네요. 일단 내일 아침엔 아메리카노로 예약을 해봤습니다. 하하하
여기까지 적고 나니 너무나 장황하네요;;
브리카님 후기를 적으려 했건만 어느새 제 커피 인생을 주절주절 늘어놔 버렸군요. 이런;
혹시 읽어주실지도 모를 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단 마음을 여기에 남기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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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 입성 후기 정말 잘봤습니다.
우선 더위사냥 부분이 잼있네요...
다음엔 카페오레 아이스크림에 도전해보세요...ㅎ
저도 회사입사해서 모카포트를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모카포트에서 내린커피에 뻬르쉐설탕 하나를 넣어먹던
그 맛은 정말 환상이더군요....
모든 음식을 먹은뒤 마시는 에소 한잔은 정말 깔끔하기 까지 합니다.
다른 메뉴들도 도전해보세요-
만들수 있는 가지수는 아주 많습니다! ^^ 2013-02-19 18:55:37
명일님, 모카포트와의 행복한 동거 축하드려요.
명일님의 새식구인 반짝반짝 빛나는 브리카를 보니 반갑네요. 저의 첫 모카포트도 브리카였답니다. 정말 부지런히 사용했었고 다양한 메뉴도 시도했던 아이라 정말 정이 듬뿍 들었었죠. ^^
쬰득한 사약같은 맛도 조금있으면 중독되어버린답니다.
브리카와 매일매일 행복하세요~~
명일님 글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 2013-02-17 12:55:08
익숙해 지기 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 당장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어색~하시다면......
바스켓에 커피 양을
조금 줄여 보거나
또는
추출된 커피를 잔에 따르고
뜨거운 물을 부어 조절해서~
내게 맞는 커피를 찿아가는 것도
즐거움이 되더군요^^; 2013-02-17 14:38:42
사약이요.....
모카포트마다 맛이 달라요~~
사약으로 만든 아메리카노도......
모카포트마다 달라요~~
뮤제오에 발을 담근이상....
스텔라계열.......모카포트의 덫에서 빠져나가지 못할걸요!!
편리한 관리....부드럽고 고소한 맛~~
궁금하지요~~?
!!브리카 손잡이 조심하셔요~~!!
브리카 가열시....손잡이는 ...
가스불의 열기가 닿지않는 바깥쪽으로 ....
좀더 옮겨야하지 않을까요~ 2013-02-16 22:05:51
저의 부족한 후기를 공감해주시고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않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ㅠㅠ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처럼 아직은 어색하기만한 저와 브리카님이지만
부드러운 커피의 향기와 닮은 뮤제오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 덕분에 다시 한번 행복해지네요. ^^
제가 미처 몰랐던 점이나 간과했던 점을 지적해주셔서 오늘은 더욱 감미로운 에쏘를 접하게 될거 같습니다. 흐흐
이 다음엔 어떤 아이와 만나게 될려나요? ㅋㅋ 2013-02-17 19:22:36
ㅋㅋ 더위사냥에서 이탈리아 원두 향이 났었다닛!!!
신의 물방울에나 나올법한 천재성인데요!!! +_+ ㅋㅋ ㅎㅎㅎㅎㅎㅎ 명일님 재밌어요 :)
ㅋㅋ 에쏘는... 나오자마자 막 먹는게 식은 후 (세척이 끝날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바로 섭취하심이 좀 더 그럴싸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해요 ~ 워낙 용량도 적어서 금새 식어버리거든요 특히 에스프레소의 경우는요 ㅋ
ㅎㅎ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요 +_+ 2013-02-16 20:52:15
명일님~~모카포트 입성 축하드려요^^
첫 에쏘는 참 쓰디쓴 맛이죠~~하지만 설탕 하나로 바뀌는 그 맛이란~☆
설탕을 넣고 휘~저어 마시는 방법도 있지만 에쏘가 좀 익숙해지면
설탕을 넣고 젓지 말고 조금씩 마셔보세요
처음엔 쓰다가 점점 달아지는 에쏘의 맛의 변화를 느끼며 마시는 재미도 있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에쏘를 듬뿍 머금은 설탕을 티스푼으로 퍼서 한입 물면 캬~~>ㅁ 2013-02-16 19:46:31
제목이 제가 첨 에쏘를 접했을때 같아요ㅋㅋㅋㅋㅋ 한 5년전인가? 커피는 믹스지~ 하던 시절에 친구가 새로나온 커피라며 저에게 에쏘를... 진짜 사약먹는줄 알았어요ㅋㅋ 하지만 지금은 직접 만들어서 마셔요ㅋ 가끔 모카포트로 에쏘 내려서 마시는데 너무 맛있어요!!
설탕은 가루설탕 말구 각설탕 써보세요~ 크기가 일정한 각설탕은 맛을 일정하게 해줄때 좋으니까요ㅎ 설탕은 알아서 녹게 두면 아로마님 말씀처럼 시간이 지날때마다 달라지는 에쏘맛이 일품이예요~~ 2013-02-16 20: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