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후기
크레마로의 여정 - 바끼
약 한달전에 사롱드카뮤에 부부동반하여 구경 갔다가, 도로시님이 바끼에서 내려주신 맛있는 에스프레소 한잔이 우리 부부를 놀라게 했습니다.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실수 있으면 좋겠다는 동경이 있었으나, 캡슐 기계로 내린 에스프레소는 입맛에 맞지도 않고,
쓸만한 기계를 구입하자니 가정용으로는 너무 오버인 것 같았습니다.
멋진 크레마가 있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포기하려던 차에 도로시님이 저에게 불을 붙이셨습니다.
커피 추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이 시작된 멋진 크레마로의 여정을 들려 드리려 합니다.애증의 바끼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애정의 바끼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비슷비슷한 에스프레소의 맛에 식상하셨던 분들께서 자신만의 에스프레소를 만들어서, 커피 맛의 끝장을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끼는 조리기구라고 생각하시고 출발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절대로 물과 커피를 넣으면 자동으로 척척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기계가 아닙니다.
핸드드립을 할 때, 물의 온도와 커피의 양뿐만 아니라 물줄기의 상태, 물을 내리는 시간등등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웰홈 ZD10T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바끼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므로, 에스프레소 머신 분쇄도로 분쇄된 커피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의 그라인더가 할수있는 가장 고운 분쇄도에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사용그라인더의 눈금 1 에 놓으니 분쇄가 안됩니다. 2 에 놓고 분쇄하여 커피를 바스켓에 눌러 담습니다. 추출이 안됩니다.
웰홈 그라인더는 분쇄도가 전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눈금 1 에서도 분쇄도가 굵게 나온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제 것은 1 에서는 아예 분쇄가 안됩니다.
2 에 놓아도 고운 밀가루 같은 분쇄가 됩니다.
저의 그라인더 눈금은 그냥 참고만 하시고 실제 분쇄된 원두를 보시고 자신의 그라인더에서 적정 분쇄도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눈금 2.5 로 합니다. 카뮤에서 에소 기계용 분쇄한 것보다 곱게 갈립니다.크레마는 없고 기름만 둥둥 떠 오릅니다. 커피는 무지 쓴 맛만 나옵니다.
눈금 3 으로 합니다. 카뮤 분쇄도보다 약간 더 고운 상태입니다.약간의 크레마가 나옵니다. 커피는 그냥 그런대로 마실만 합니다.
눈금 3.5 로 합니다. 카뮤 분쇄도 정도 됩니다.크레마는 거의 없습니다. 커피는 싱겁습니다.
사롱드 카뮤에 바끼를 들고 다시 찾아 갑니다. 사용법을 다시 알려 달라고 합니다. 이때까지도 에소프레소 추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그냥 찐하게 뽑으면 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에스프레소를 뽑는 방법과 진정한 에스프레소의 맛등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원두 분쇄도에 대한 감은 어느 정도 잡았습니다. 그러나 커피의 양이 추출할 때마다 달라지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리스타들이 대충 손으로 담는 것 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험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양을 담고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었습니다.
결국 저울을 구입하고 바스켓에 커피를 넣을 때마다 무게를 달아서 커피의 양을 조절해 봅니다.제가 생각하고 있던 일반적인 지식의 벽이 많이 무너졌습니다.
볶아 놓은 원두 한개의 무게가 그렇게 적은지도 몰랐고, 분쇄도에 따라 담기는 원두의 양이 그렇게 많이 차이 나는 줄도 몰랐었습니다.
그라인더 눈금 3, 커피 (카뮤 에소 브랜드) 18.5 그램에서 쓰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커피가 나옵니다. 그러나 크레마는 거의 나오는둥 마는둥 합니다.
이때부터 크레마에 대한 진정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친분이 있는 바리스타, 선후배들을 전부 괴롭히기 시작합니다.조언에 따라서 이렇게 저렇게 해 보지만, 원하는 크레마는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바끼를 들고 매장으로 오라고 합니다. 커피에 대해 무식한 저를 가르켜 주다 지친 모양 입니다.바끼를 들고 매장으로 찾아 갑니다.
단번에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뽑아서 보여줍니다. 다른 바리스타를 찾아갑니다. 역시 단번에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합니다. 저는 거의 멘붕 상태가 됩니다.
저의 성질에 못이겨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도로시님과 다른 바리스타들이 바끼에서 뽑아주었던 커피의 맛을 잊을수 없었습니다.
왠만한 카페에서 몇백만원, 천만원이 넘는 기계에서 뽑아주는 에소프레소에 비하면 훨씬 개성이 강한 맛을 보여줍니다.
제대로 나오는 에스프레소는 황금빛 줄기로 쪼르르 나옵니다.아직도 저의 바끼에는 검은색 물이 흐르다 부카카카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커피가 튀어 나갑니다.
차트를 만들어서 각각의 바리스타들과 제가 했던 것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크게 네가지로 분류했습니다.바끼, 원두, 물, 불바끼는 동일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물도 생수또는 수돗물을 사용합니다. 별로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결국은 원두와 불입니다.
바리스타들은 저와 다른 고급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1-2백만원짜리 그라인더를 구입해야 하나 생각도 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순간입니다.
카뮤에 있는 몇백만원짜리 그라인더로 바끼용으로 원두를 갈아달라고 주문합니다. 비싼 그라인더로 분쇄한 커피로 추출해 봅니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이제 남은 것은 불입니다.바끼, 커피, 물이 전부 동일하므로 불만 같은 것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주방용 가스 렌지를 사용했습니다.
바끼의 밑바닥을 벗어나지 않는 불길 조절을 신경쓰면서 가열하면 약 5-6분 지나면서 삐~~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카뮤에 있는 인덕션에서 가열하는 시간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카뮤에 있는 인덕션을 구입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바리스타의 매장에서 사용했던 조그마한 야외용 버너가 생각났습니다. 인덕션을 구입하기 전에 버너를 구입하여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 !!!!!! 황금빛 크레마가 쪼르르 나오기 시작합니다.
저는 가정용 가스 렌지에 모카포트용 불 받침대를 올리고, 그 위에 바끼를 올렸었습니다. 화구가 바끼의 밑면 크기와 거의 같은 크기입니다.
야외용 버너는 화구가 작고, 불꽃이 중앙을 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지금까지는 불꽃이 퍼져서 바끼의 가장자리가 중심부보다 더 온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모카포트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바끼는 피스톤을 밀어 올려서 높은 압력을 얻어야 하므로 가열하는 방법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여러가지 커피를 추출해 봅니다.
카뮤 에소 브랜드, 블루 마운틴, 에맨 모카등등과 여러 바리스타들의 에소 브랜딩 커피들을 풍성한 크레마와 함께 추출하여 맛을 봅니다.
바끼 덕분에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선후배들과 만나서 커피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장을 운영하는 분들도 있었고, 취미로 시작해서 바리스타가 된 분들도 있습니다. 브랜딩 커피를 맛보면 브랜딩한 바리스타가 생각납니다.
바리스타의 성격이 브랜딩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아 재미 있습니다. 각자의 브랜딩 커피들을 맛보면서 같이 토론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떠 올려 봅니다.
에스프레소도 이렇게 개성있고, 다양한 맛과 향기를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애증의 바끼를 가지고 계시는 분들은 커피 분쇄도와 불을 다시 한번 더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분쇄도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굵기를 찾으시고, 소복히 담아서 17-19 그램정도 담기는 정도면 좋은 것 같습니다.
커피의 종류와 취향에 따라서 17그램을 담아서 좋은 경우가 있고, 18 또는 19그램을 담아서 좋은 경우가 있더군요.
저의 경우 처럼 커피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으시면 저울을 꼭 구하셔서 처음에 경험을 쌓으시기를 권합니다. 저울은 1-2만원짜리 주방저울이면 충분합니다.
불의 경우는 중심부가 온도가 제일 높도록 유지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종류의 불을 사용해도 좋지만, 바끼의 가장자리가 아닌 중심부에 화력이 집중되는 것을 선택하시면 실패가 없습니다.
커피가 추출되면서 부카카카 소리와 함께 거품이 사방으로 튀는 것은 추출도중에 압력이 부족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바끼의 추출종료까지 압력을 유지해 주는 가장 중요한 것이 중심부를 중점적으로 가열해 주는 것입니다.
바끼의 원두 분쇄도와 불을 잘 선택하셔서 진정한 에스프레소를 맛 보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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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창원님^^
뮤제오 밍입니다~ 크레마에대한 동경이후에 2편이 나왔네요!!
역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슈우욱 빠져드는 느낌의 창원님의 글이에요 ^^
항상 눈으로만 쓰담쓰담 해주고 있는 바끼..
언젠간 한번 꼭 저도 바끼의 여정에 참여할 날이 있겠지요?
이미 글을 읽을때는 여정에 함께 가고 있는것 같지만요
창원님 앞으로도 계속 바끼와의 여정 알려 주셔요 ^^
정성들인 글 너무 항상 감사합니다! 2017-02-13 09:25:11
안녕하세요 손창원님
오늘도 바끼와 향긋한 하루 보내시고 계신가요~?
커피의 세계로 빠뜨린 원흉 ㅋㅋㅋㅋ
원흉이라는 단어에 활짝~ 웃고가요!! 하하하
키보드 치면서 웃고 있는데 반대편 파티션에 사장님이
저 메신저 하거나 놀고 있는거라 생각하실것 같아서 또 혼자 찔려하고 있어요 -_-;
메모하고 글을 쓰는... 손창원님
어떠케 하면 그리 글을 잘쓸수 있는걸까요.. 부럽습니다.
가끔 전.. 제가 쓰는 글에도 온도가 담겼으면 좋겠는데.. 생각하는걸 글로 잘 풀지 못해요.. 흑..
벌써 오후 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있네요...
늘 감사한 손창원님~ 게시판이지만 자주 봬어요~! 고맙습니다~ 2017-02-15 15:24:11
도리님,
바끼를 처음 구입했을 때는 내부에 오일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압력이 금방 차 오르고, 불이 조금 약해도 크레마가 그런대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열번 정도 추출후에는 크레마 구경하기가 어렵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불의 문제를 해결한 후에는 바끼의 3 단 고음이 확실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약한 삐~~~ 소리, 중간에 약간의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톤이 높이지고, 마지막에 겁나는 하이톤의 삐~~ 소리......
저는 2만원 조금 넘는 캠핑 버너로 불의 해결을 보았답니다.
가정용 가스 렌지에서는 5-6분이 걸리던 첫 휘슬 소리가 절반의 시간인 2-3분이면 나기 시작하더군요.
저의 글이 참고가 되었다니 대단히 기쁩니다.
나옹이님,
제목을 ''바끼.. 잃어버린 크레마를 찾아서..'' 로 할걸 그랬습니다. ^^
20년이 넘게 사용해온 가정용 가스 렌지가 문제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ㅜㅜ
분쇄도와 불만 잘 맞으면 하나도 어려울 것이 없는 기구인데요... 잘 모르고 사용하니 이렇게 긴 사용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rosetea 님,
제가 조금 덕후끼가 있습니다. 뭔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해결할 때까지 잡고 늘어지거든요.
참고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캠핑용 버너는 얼마 안해요...... 앞으로 맛 잇는 에스프레소를 항상 즐기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밍님,
이젠 크레마에 대한 여정을 마치고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ㅎㅎ
바끼로 뽑은 여러가지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에 대한 시음기로 여정을 시작해 볼까요 ?? ㅋㅋ
저의 글에 대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온니님,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의 짜릿한 쾌감을 즐긴다고나 할까요.....
덕분에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선후배들을 만나서 커피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안부 인사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제가 닥쳤을 때에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고 호기롭게 들이 밀고 나아가면 그것 또한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도로시님,
저를 커피의 세계로 풍덩 빠드리신 원흉....ㅋㅋㅋ
아... 사롱드카뮤에 있는 것이 인덕션이 아니었군요.
하마트면 인덕션 구입하고 낭패를 볼 뻔했습니다. - 실제로 마트에 인덕션 보러 갔었거든요.
육아휴직중이시군요. 저는 처음 뵈었을 때, 미혼인 줄 알았습니다. - 예쁘다는 표현을 이렇게 밖에 못하는군요...ㅠㅠ
저는 아이폰/아이패드에 메모를 하거나, 글을 쓰곤 합니다. 카뮤에 글을 올리는데 이런 모바일 기기로는 많이 어렵더군요.
여러사람이 보는 공개된 글을 지저분하게 놔 두는 것이 부끄러워서 아침에 사무실 출근하자마자 수정 작업부터 했답니다.
앞으로도 여러가지 많이 가르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2017-02-13 17:5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