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후기
베티나르디 Nut Cookie

#1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갈 때 즈음이었나보다.
ABE 전집이라고 88올림픽에 맞추어 88권짜리 전집을 엄마가 선물로 사주셨더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워낙에 읽는다는 것을 좋아라 했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독특함이 하늘을 찔러 같은 또래 어린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성격 때문에 같이 놀 친구도 없었기에, 에이브 전집 88권은 하늘 아래 나의 가장 좋은 친구였다. (가끔 창고에 들어있는 그 전집 중에서 몇권 찾아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참 좋은 구성의 전집이다.
시집 갈 때 가져가려고, 이다음에 내 아이에게 물려주려고 꽁꽁 싸 놨다. 후훗)
우리 나라엔 외화 <초원의 집>으로 잘 알려진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이야기도 어린 시절 에이브 전집에서 만났고,
로라 여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 <큰 숲, 작은 집> <초원의 집>을 읽고 또 읽으며 친구 없는..
왕따까지는 아니더라도 은근히 따돌림 받던 은따 시절에도 그리 외롭지 않았다.
괜찮아!! 나에겐 로라, 메리, 캐리가 다 내 친구인걸~
빨간머리 앤.. 니넨 만화만 봤지? 난 완역본도 다 읽었어..
걔들이 다 내 친구인걸!! 허풍선이 남작, 닐슨, 허클베리 핀.. 난 시대를 초월해 그이들과 친구라고..라며
겨울 방학이면 내 방 창가에 따스한 햇살 불러다 앉혀 놓고, 햇살들에게 맘에 드는 책을 쪼로록 꺼내서 읽어주곤 했다.
(이런 독특함이 현실 세계에서 친구를 멀리 도망치게 했는지도 ㅡㅡ^)
#2
아직 가을이어야 할 어느 날.. 겨울을 재촉하던 성급한 비가 내리던 어느날..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놀러 왔더랬다. 밥을 지어먹고, 모카 포트로 커피를 대접하고,
단풍들 눈에 넣으러 마산 어느 산에 가던 날 보온병에 담아가 대히트를 쳤던 프렌치프레스 에일린으로 내린 홍해 블랜드도 한 잔씩 마시고, 그러고도 그 날의 비와
어울리는 무언가 홀짤일 것을 만나지 못해 못내 아쉬웠었다. 우리가 만나면 늘 그렇듯 격한 수다가 계속 이어졌기에 이것 저것 꽤 여러 종류의 차를 내어 놓았더랬다.
맛은 있었다. 다양한 가향차들과 허브티들을 다들 신기해 하며 맛나게 마셨는데..그래도 그날의 압권은 베티나르디의 Nut Cookie 였다.
그 앞전의 차들은 그저 신기해 하고 맛있어만 했다면 Nut Cookie 를 한 모금씩 머금고 나서는 다들 일제히 "오늘의 이 비와 너무나 딱이에요" 란 말을 할 지경이었으니..
어떤이는 달아서, 또 어떤이는 계피향이 싫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수정과를 싫어하는 이들만 모여 있었는데 다들 일제히 하는 말
"수정과 싫어하는데 이 차는 수정과 맛이 나는데도 좋아요"
Nut Cookie 참으로 신기한 녀석이다.
분명 수정과는 아닌데 수정과 맛이 나며, 나도 수정과는 싫어하는데 이 아이는 참으로 맛나고 좋으며,
노골적으로 단 맛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살짝 달콤하니 그 날 내리던 비처럼 내 맘을 촉촉하게 해 주더란 말이지!
#3
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한 명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절대 친하지 않았으며,
초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얼굴 맞대본 적 없으나 미니홈피를 통해 서로의 홍차 생활과 커피 생활을 살짝식 엿보고,
무슨 수줍게 새로 시작한 연인마냥 서로 깜짝 선물도 보내보고..그러는 친구가 한 명있다.
(애석?하게도 그 친구는 여자다 ㅡㅡ^)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고.. 난 늘 되로 퍼 주고 그녀에게선 말로 선물 받는 격이며,
늘 새로운 차와 커피를 그녀를 통해 많이 알게 된다. (카페 뮤제오도 그녀를 통해 알게 되었다지..)
그런 그녀에게 한동안 내가 푹 빠져 마셔대던 카뮤 예가체프와 베티나르디의 마일드 레몬,
더불어 티칸네 차까지 깜짝 선물로 보내 주었더니..
얼마전엔 나에게 각종 크리스마스 한정 티와 커피까지 2번에 걸쳐 깜짝 선물
(그것도 깜짝 놀라 자빠질 정도로) 보내온 것이다.
커피는 두 번 드립으로 마셔보고, 브리카로 내려 카푸치노로도 마셔보고 하면서,
도자기 포트로 내려본 커피 한 번도 마셔본 적 없는 입 주제에
"음 도자기 포트로 내려 마시면 맛나겠어"라면 또 질러댈 궁리나 하고 있고,
보내온 차 중..(이라고 요기까지 쓰고 보니 그 차는 내가 이번에 구매한 크리스마스 한정티고나.. 장황하게 그녀 설명해 놓고 지우기 싫다 그냥 넘어가자..)
크리스마스 한정티 하나를 뜯어 마셔봤다.
흐릿한 어떠한 맛..어디서 맛 봤더라..어디서 마셔본 맛이더라..
티팟에 우려내어 두 주전자를 혼자 마시고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무릎을 탁 치며 생각 나더라니..
아~~ Nut Cookie의 흐릿한 맛이고나..
그러고 보니 Nut Cookie씨 주룩주룩 겨울비와도 어울리지만 크리스마스에도 참으로 어울리는 맛이겠고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뜬금없이 어릴 적 읽었던 그 책들의 주인공들이
눈 오는 크리스마스 날 큰 숲 저~~어쪽 너머에서 나에게 이리 오라 손짓 하는 것 같았다.
눈이 높이 높이 쌓인 큰 숲에 살던 로라 꼬마딱지, 메리 꼬마딱지, 캐리 꼬마딱지들이
썰매를 타고 사촌의 집에 찾아가 계피를 넣고 구운 사과를 먹고, 쿠키를 나눠 먹던 그 크리스마스..
꼬마딱지 천사들의 물자는 조금 부족한 듯하나 가슴만큼은 행복으로 충만한 크리스마스..
어릴 적 친구들이 내게 손짓하며 부른다
"아일린!! 우리 친구였잖니? 너가 외롭던 어린 시절,
네 방 창문에 쏟아지던 햇살과 함께 우리가 너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었으니..
이제 너가 우리를 다시 불러줄래?" 라며..
깔끔하게 제본된 <초원의 집> 완간본이 나에게 있다.
(아무렴 나는 카뮤 지름교 열혈 신도이기도 하지만,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외눈박이 부흐링족 족장이자, 책 사냥꾼이기도 한걸!!)
그러나 이번 크리스마스엔 창고 깊숙히 꽁꽁 싸매여져 있는 책 꾸러미 중 <큰 숲, 작은 집>을 꺼내 읽을 것이다.
왠지 그러는 것이 진짜 어릴 적 내 친구 로라와 메리 케리를 만나는 것 같아..
그렇게 그녀들을 불러다 놓고, 투명하고 이쁜 티팟을 꺼내어 Nut Cookie 를 우려내어 대접해야지..
"로라 안녕!! 어린 시절 내 친구가 되어 주어 고마웠어.
어린 시절 너희들이 있어 오늘날 서른 넘어서도 호기심에 눈 반짝일 수 있는 내가 있기에 많이 고마워..
이번 크리스마스에 다시 내게 와 주어 고마워.. 정말 정말 고마워.."라고 내 맘도 전해야지
베티나드디의 Nut Cookie 는 겨울비와도 어울리면서 크리스마스와도 어울린단 말을 하기 위해..
에둘러 말하기 글본새의 아련양 오늘도 이렇게 주절주절 하다 갑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엔 눈이 소복소복 많이도 왔음 좋겠어요. 그럼 베티네의 Nut Cookie 랑 환상의 조합일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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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확인차 검색해 봤더니 맞네요!
어렸을 때 엄마가 청계천 헌책방에서 사다주신 책 중에 ''-읍니다''라고 쓰여진 메르헨 전집이랑 낱개짜리 ABE 몇 권이 있었어요. 저도 저 초원의 집 해적판을 엄청 좋아해서 몇 번씩 읽었습니다. 로라가 메리의 금발을 부러워하고, 눈 위에 메이플시럽 뿌려서 사탕 만들어 먹고, 팝콘에 행복해하고, 사냥한 오리 뱃속에 뭐 넣냐고 싸우고- 읽은 지 10년도 넘었는데 아련님 글 읽자마자 번개처럼 아 그거 아냐? 하고 생각이 났어요. 갑자기 막 그리워지네요;_; 거기서 로라네 엄마가 자기 전에 백번씩 머리를 빗질하면 머릿결이 좋아진다고 로라야 너도 빗질 좀 하렴..라고 말하는 걸 읽고 그날 당장 빗질 시작.. 했지만 작심삼일은 커녕 삼십몇번까지 세다가 빗 던져버린 열 살 남짓한 때가 기억납니다.ㅎㅎㅎ
아 이렇게 다음주 데일리에 커피를 지르고 비토리아를 지르고 넛쿠키도 지르겠군요-_ㅠ 수정과도 엄청 좋아하는데 말이죠.;; 2009-12-14 00:11:37
작년 추석이었는지, 여름휴가였는지.
아, 여름휴가였나봐요. 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넋을 놓았던 게 문득 떠올라요.
여름휴가때면 늘 가던 산에 계곡을 찾아가는데-
작년 여름엔 브리카를 들고 한두번 내려마실 커피를 갈아서 락앤락 통에 담아 챙겨갔었어요.
계곡 중턱에 짐을 풀고 다시 자동차를 타고 구름이 허리에 깔리는 구불구불 돌고돌고 도는 도로를 지나면
산 정상에 가면, 여기가 신선놀음이구나- 싶은 곳이 나와요.
한여름이라는게 믿을 수 없을만큼 시원한 공기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들꽃들에 -
발목을 지나다니는 구름들.
후둑후둑 떨어지는 비를 비해 자리를 잡고 부르스타(라고 불러야 정감이가요 흣)에 브리카를 올려서 커피를 마셨드랬어요.
산정상이라그랬는지 꽤액거리는 소리를 내며 커피를-_- 내놓으시더라구요.
물을 얼려갔던 1.5리터짜리 페트병에 그냥 브리카에서 바로 옮겨부어서 슬렁슬렁 아이스커피로 마셨었어요 ㅋㅋ
뭔들 안맛잇겠어요? 거기서라면 _-_ 삼겹살이라도 굽는날엔 크앗
좋은 친구들을 초대해 마시는 차한잔-
가족들과 놀러가서 코펠에 물을 끓여마시는 믹스커피한잔.
한강에서 친구와 칙힌을 뜯으며 마시는 캔맥주하나.
차한잔 할래요 ? 술한잔하자 - 라는 말
저 너무 사랑해요 : _ ( 훌쩍
2009-12-14 21:37:40
아일린님은 이상한 재주가 있으세요. 이상한 매력도^^
드디어 시험 막판을 앞두고..시험감독과 시험감독 사이에 점심시간 포함 세 시간의 여유가 생겨
아껴두었던 아일린님의 글들을 꺼내 읽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나요..
로라 안녕!! 어린 시절 내 친구가 되어 주어 고마웠어...
이 말이 왜 자꾸 누선을 자극하는 것일까.
자꾸 자꾸..그 이유를 오늘 저녁에 생각해 볼래요.
크리스마스와 넛쿠키..
로라네 숲속의집과 작은아씨들.
올해 우리 집은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볼까 해요.
시골집과 크리스마스트리..고요하고 춥고 어두운 밤. 벽난로와 타는 장작...그 옆에서 로라의숲속의집을 읽고싶어졌어요. 그 책을 읽지는 않았지요 아직. 전 아일린님보다 약간 앞세대인가봐요. 책을 보니. 전 그 전 계림문고 세계문학전집..동서문화사의 딱따구리그레이트북스 시리즈 세대랍니다.
알라딘에 주문 넣어요..로라의 숲속의집..그리고 루시드폴의 레미제라블..그리고 작은아씨들 디비디(이건 캐더린 햅번 나오는 오래된 걸로)
아일리님..저도 넛 쿠키 좋아해요.ㅋ(넛쿠키 속에 있는 길다란 막대기..계피 막대기..그거 정감있죠?)
하지만 마일드 레몬이 더 좋아요.
티칸네 보다도 마일드 레몬이 더 좋아요. 아..티칸네는 너무나 달짝지근하였더이다. 핫키스와스윗템테이션등등에 그만 기절....유일하게레몬맛나는거..그거 하나 좋았어요. 하지만 뭐 새벽에 일어나 일할 때는 힘이 딸리니까 그 빨갛고 달착지근한 티칸네가 좋은 위로가 되어 줄 거 같긴 하네요. 그거 아세요..제가 엊그제 행사에 티칸네를 여섯개인지 몇 개인지 주문을 했답니다. 그래가지구는 어젯밤 10시에 집에 들어가서는 그때부터 오늘 아침까지 그 종류를 모두 시음을 마쳤어요. 에공. 저에게도 때때로 지름신이 강림하신답니다. 사실은 지름신이라기보단 호기심이 많아서 그럴거예요. 2009-12-15 1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