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후기
세라믹 핸드밀 - 원시인이 문명을 접했습니다.
연어처럼 회귀한 내추럴본 시골촌놈이어요.
시골 생활은 물론 익숙하지요. 그저 아쉬움이 있다면 별다방 콩다방 운운이 아니라,
인근에 정말로! 카페가! 하나도! 없어요. 오도바이 부다다당~ 하는 다방은 있지만... ㅠ_ㅠ
출장갈 때마다 한봉지씩 사오는게 그나마 낙이긴 한데... 빨리 마시질 못해 애써 갈아온 원두향기가 다 날아가 버려요.
그래서 큰맘먹고 핸드밀과 원두 조금씩을 주문했습니다.
(케냐AA와 알투라 디카페인이예요. 친절한 카뮤님. 콜롬비아 모틸론 수프리모 시음분도 덤으로 넣어주셨답니다.
요 세 커피에 대한 감상은 다음번에...^^)
다음날 택배는 따악! 그런데 야근이 빠악! 한밤중에 박스를 파악!
아, 시간은 자정 넘어 새벽으로 가는데, 아로마백에서 솔솔 풍기는 향기 때문에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거예요.
핸드밀의 첫인상은 ...연장? (이것은 오각볼트 달린 스댕통에 렌치가 딸린 공구세트다)
분해해서 세척해보고는 아니다, 이건 과학이야;를 외쳤어요. 구조와 만듬새도 좋았구요.
직관적이고, 후련하게 씻을 수 있고, 떨어뜨리더라도 전혀 걱정없다내 발등만 깨진다는 점에서 정말정말X100 대만족.
다만 아쉬운 점이 딱 두 가지 있었어요.
첫째. 아래위 둘다 스뎅통이라 중간경과;가 보이지 않아요.
대관절 콩은 얼마나 남은 것인가. 앞으로 얼마나 더 핸들을 돌려야 하는가. 나는 원두를 왜그리 탐욕스럽게 퍼넣었는가.
108 번뇌;;를 버리고 그냥 무작정 구도하는 자세로 돌렸습니다. 어느 순간 깨달음!이 찾아오더라구요.
둘째. 너무 매끈해서 흠 잡을 데가 없다. ...붙잡을 수가 없다.
그냥 상단을 붙잡고 돌려보았어요. 사각사각 잘 갈려요.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왼팔에 식스팩이 생성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달만 하면 녹즙의 달인 맨손 김ㅂㅁ선생님도 꿈이 아닐 것 같아요.
스스로의 저질체력을 인정하고 효율을 꾀하기로 했어요.
1. 바닥에 앉아 2. 양 발로 핸드밀을 붙들고 3. 오른손으로 핸들을 돌린다. ※ 왼손은 거들뿐.
핸드밀 디자인은 미니멀리즘의 극치인데,
한밤중에 네안데르탈인이 불을 피우고 커피를 갈고 있는 광경.jpg
비록 제가 시도해서 과정은 숭했지만 결과물은 대박이었습니다.
미분. 덜 갈린게 아니라 그야말로 미세분쇄. 얼굴에 바를 수 있을 정도로 곱게 갈려요.
....잠깐, 핸드드립하려고 했는데. orz
적분ㅋㅋ을 깨우치려면 저는 아무래도 조금 더 수련이 필요할 듯 해요.
분쇄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더욱 맛있어진다는 설명을 보고, 하나하나 갈아보며 기다리고 있어요.
참, 요즘 많이 나오는 고무재질의 손목밴드나, 급한대로 고무장갑을 이용하면 두번째 문제는 말끔히 해결.
첫번째 문제도, 과감하게 뚜껑을 빼고 돌리면 해결된답니다.
돌침대는 아니지만 별이 다섯개! ★★★★★
p.s: 어텐션!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건 크나큰 즐거움이어요. :)
참고자료 추가이옵니다ㅋㅋ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












저는 하리오 세라믹 밀을 샀는데요, 저도 처음에는 미분수준으로 갈아버렸다죠 =_=;;;
너무 조여서 분쇄 날 조각이 튀어나왔었죠..다행히 커피 가는데 이상은 없지만요 ㅎ
2011-02-26 17:18:50
돼지고기님//
흑. 이몸이 아둔하야 수학과는 일찌기 담을 쌓았으나 설마 여기서 미적분에 걸려넘어질 줄은 몰랐사옵니다.orz
...저 어제 돼지고기님 답글 보고 세라믹날 예비분 하나 급주문했어요.
사실은 저도 날을 벌써 조금 망가뜨렸거든요 ㅋㅋ
손지윤님//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1-02-27 20:46:32
저도 핸드밀은 에스프레소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들었는데...이 포렉스는요..너무 곱게 갈려가지구 제 머신은 힘을 못받더라구요...추출이 안될정도로 곱고 폭신하게 갈렸어요...(제 머신은 비알레띠 모코나였어요)
나사의 눈금이 두칸정도 보이게 돌려서 갈면 제 기준으로 비알레띠 모카익스프레스하고 제 모코나에는 딱 맞게 갈리는거 같아요.
저도 팔아파요...^^;
대신 제게는 세명의 아이들이 있어 번갈아 엄마 커피 갈아드린다고 봉사 하고 있지요.. 2011-02-26 23:46:48
글 정말 재밌게 쓰시네요.
막 웃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첨엔 포렉스 핸드밀에 지름신이 내려 한동안 장바구니 담기 놀이를 하다가, 포렉스는 에스프레소(모카포트) 분쇄에 적합하다는 설명과, 지인인 한모여사가 하리오꺼 괜찮다는 말을 하기도 해서 결국 하리오 슬림밀을 샀어요.
아직 어느정도의 분쇄도가 적합한가? 는 계속 시행착오를 겪고있는 중...
카뮤에서 분쇄한 커피처럼 균일하게 드립용으로 갈기는 힘들더라구요.
대신 모카포트용으로 갈겠답시고 갈았더니 어찌나 고운 미분이 형성되시는지...모카포트 터지는 줄 알았...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드립할거는 원두로 사고 모카포트용은 분쇄로 주문하고 있어요. ㅋㅋㅋ 2011-02-26 22:17:19
여울림님//
흑흑. 미니멀한 포렉스와 어울리기엔 제 배가 너무나 인간적이더라구요ㅋㅋ
앗, 맞아요! 아까 개콘 보려고 TV 틀어놓고 리뷰를 쓰다가 닉넴을 뭘로 할지 못 정해서 에라! 했는데 딱!
요즘 눈물나도록 웃으며 보고 있는 코너거든요. 민망돋는 개그라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 뒤에 숨은 고생들을 생각하면 안스럽고 짠한데 어쨌거나 보는 순간만은 포복절도하게 되어서요.
하지만 아까 봉숭아학당 최효종씨 개그보고 조금 뜨끔해서(개콘 흉내를 뜨와아악!!)
요걸 마지막으로 바꿔보려구요... 아 소심한 팔랑귀. ㅠㅠ
감사합니다. 여울림님도 행복하고 즐거운 커피생활 되셔요. :) 2011-02-28 00:54:19
재미밌는 후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
저는 하리오 핸드밀 쓰고있는데 항상 포렉스 볼 때 마다 디자인은 역시 포렉스가 최고구나 싶어요.
윤피디가 한 손으로 핸드밀 잡고 드르륵 드르륵 커피가는거 보면서 역시 간지는 포렉스야~ 했었어요.
이번에 새로 나온 포렉스는 그립감이 안좋았던 것도 조금 개선된듯 보이던데 기대되네요.
2011-03-02 01:4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