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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후기

문신과 까나리: 케냐 커피에 대하여.....

전광진 2009-05-09 조회수 2,082

검색어 :  kenya aa, tatu, karani9회말 투아웃 이벤트 상품이었던 케냐 타투의 시음후기 입니다.

뮤제오에서 그냥 '케냐 AA'라 불리는 카라니와 비교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일전에 카리부 시음후기 올리고 나서, 에스프레소 블렌드가 좀 미심쩍어서 카리부 매장에 가서 50g 더사다가 마셔봤더니만 '산미가 두드러지기'는 개뿔;;; 

아무래도 그 직전에 비교해 보려고 마셔봤던 모 커피점의 에쏘 블렌드의 인상이 강하게 남은데다 

후기 써야 한답시고 너무 신경써서 연거푸 마시다보니 희미한 맛도 

예민하게 받아 들였었나본데, 이걸로 깨달은 교훈은 역시 나는 시음기 따위 쓰기에는 무리인 미맹이라는 것과, 

다음부터는 한 번에 몰아서 마시고 평가하지 말자는 거였습니다.-_- 

나중에 검색하는 분들을 위해 시음기에 수정하거나 덧붙일까 하다가 그것도 기록이니까, 내비두기로 합니다.)

 

제가 드립 막 시작했을 때 접해서 그런지, 뮤제오의 케냐는 한 때 가장 좋아하는 원두였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이런 망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평생 커피 대줄테니 딱 하나만 마셔야 한다고 하면 뭘 고를까?'

음...블루마운틴이나 루왁을 달라고 한 후 팔아서 다른 커피들을 이것저것...은 반칙이니까, 

역시 케냐! 그 때는 그랬었습니다. 

선명한 과일향의 새콤한 신맛과 묵직하면서 쓰고 떫은 맛의 조화가 그야말로 커피의레드와인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죠. 

 

지금은 좀 입맛이 달라졌다고 해야할까요. 특성이 뚜렷한건 좋지만 적당히 균형감을 갖춘 커피가 더 맛있게느껴집니다. 

여전히 케냐가 좋기는 하지만 꾸준히 마시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지금 같은 질문의 답을 생각해보면, 역시 블루마운틴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좋아하다 보니까 '다른 케냐들'은 어떤지도 궁금해져서 여기저기서 주문하거나 원두를 사다 마셔보기도 했는데, 

뮤제오의 케냐 만큼 입에 맞는게 잘 없더라구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언젠가 문득 깨닫고보니 케냐를 뮤제오만큼 많이 볶는 데가 잘 없었습니다. 

오히려 좀 약하게 볶는게 일반적이었죠.

 

예외가 있다면(아이스 드립커피에 케냐를 쓰는) 스타벅스 정도. 

당시에는 같은 나라에서 생산된 커피라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걸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맛이 다른게 순전히 배전도의 차이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최근에 들어온 카리부 케냐의 경우 (수치가 높을수록 강배전인) 10단계의 배전도 중에 1이더군요.-_-)

같은 케냐산 원두이자 가격이 다른 타투와 카라니가 어떻게 다른지, 아니 과연 차이가 나기는 하는지궁금한 분들이 계실텐데요. 

저는 한 번 마셔보고 바로 다르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저만큼 커피 많이 마셔보면 다 알게 됩...은 거짓말이고, 둘이 배전도가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누구나 금방 알 수있습니다.-_-

 

타투 처음 마셔보고 속으로 중얼거렸던 말은, '아 맛있다, 맛있네. 근데 넌 누구니?' 였습니다. 

케냐 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어 보이던 특성인 '무난함'이 느껴져서 당황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찬찬히 마셔보니 역시 케냐는 케냐였습니다. 그 고유의 과일향 산미 자체는 흡사하더라구요.

이걸 마셔보고 나서 기존의 케냐를 마셔보니까 전에는 그 화려한 신맛에 가려 별로 의식하지 않았는데, 

쓴맛도 꽤 강하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 녀석이 얼마나 개성이 강한 편이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거 케냐가 베스트였던 시절에도 브리카로 추출한 케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신맛이 강해져서 커피 같지 않았거든요. 

그때보다는 조금 다양한 맛에 너그러워진 지금은 어떨까 싶어서 아주 오랜만에 브리카로 뽑아 봤습니다.

확실히 일반적인 맛있는 에스프레소와는 꽤 다른 맛이고 어찌보면 밋밋한 맛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뭐랄까, 보통 에스프레소로 맛없는 커피라면 이러이러한 점이 부족하다고 막연하게나마 느껴지는데 반해 뭔가 지적하기에는 완결성을 지닌 맛이랄까요. 

오래 숙성시킨 묵직한 레드와인의 느낌? 꾸준히 마시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어쩌다 가끔 마시기에 괜찮다고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참고로, 뮤제오에서는 이 케냐를 (모카포트나 가정용 머신이 아닌) 높은 압력의 머신으로 추출했을 때 

꽤 훌륭하다고 수 차례 추천한바 있는데 그럴만하다고 느껴집니다.)

 

타투의 경우 브리카로도 '맛있는 에스프레소'가 됩니다. 

그래도 모카포트용으로 조금 추천하기 애매한 것이, '미니'로 추출하면 너무 시고 가벼워서 별로더라구요. 

하지만 그 밖의 추출도구, 여러 드리퍼들로 추출해보니 두루 무난하게 맛있게 추출되어서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메리타에 물을 확 부어서 추출해보니 신맛이 거의 사라지고 쓴맛이 부각되었는데 그것도 나름 괜찮더라구요. 

(카라니는 메리타 드리퍼로 진하게 내렸을 때 딱 떨어지는 맛이 나오더라구요.)

 

비유하자면, 타투는 정장도 청바지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 좋은 사람이라면 카라니는 화려하게 치창했을 때(만)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 정도.

다만, 타투를 보다 강하게 볶는다면, 혹은 카라니를 좀 약하게 볶는다면 어떨까. 이걸 짐작해보는건 저로서는 무리입니다. 

뭐 원두마다 적당한 로스팅 포인트가 있으니까 지금이 최선인거겠죠.

아무튼, 타투는 기존의 케냐와 동류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당한 균형감을 갖춘, 무난하게 추천할만한커피입니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_-

 

ps. 언젠가 서비스 원두로 케냐 피베리를 받아서 마셔본 적이 있는데, 이 녀석은 상당히 재밌는 맛이었습니다.

    과일향의 새콤함과 더불어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서로 섞이지 않고 동시에 느껴지더라구요.

   좋아하는사람만 좋아하겠다 싶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모카포트로 뽑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ps2. 카리부 매장 들렀을 때 오늘의 커피였던 '옵시디언 블렌드'를 마셔봤는데, 이거 '모닥불에 구운 자두맛'이납니다.

     물론 자두를 구워먹어본 적은 없으며 실제로 구워도 전혀 다른 맛이겠지만;; 그런 느낌이라는거죠.

     모카 마타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꽤 맘에 들겁니다.

총 댓글 1 추천 : 0 추천하기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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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경미

    (다른 누구도 아닌) 광진님의
    이 멋진(?)
    문신과 까나리에 대한 길고도 심각한 후일담에 대하여
    리플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니.

    저는 까뮤의 회원이 된 이후 처음으로 심각하게
    까뮤에 대하여 실망을 금치 못하게 되었달까요.ㅋㅋㅋ

    케냐를 그렇게 좋아하셨군요.
    아직 심각하게 케냐를 마셔보지 못한 거 같아요.
    광진님의 케냐사랑을 진하게 느껴본 시음기였습니다요.

    여기서부터는 엉뚱한 이야기.
    케냐하니 생각나는 만화.
    허영만이었나.
    갈기없는 검은 사자.
    혹 아세요?
    저 어린 시절  잡지에 연재되었는데..넘넘 재밌어서
    매호 빼놓지 않고 구독했던 기억.
    케냐. 나이로비.
    그때 익힌 지명.
    2009-08-17 17: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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