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만난 그들
맑은 수색에 마음까지 고요하게
고온의 물과 커피가 만나는 찰나에 이루어지는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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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카페뮤제오 감사님. 기억에 담아두기 01.
카페뮤제오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감사님이 계십니다.
벌써 어느덧 일흔이 되신 어르신이지요.
예전에 어두운 눈으로 신경을 쓰며 생두를 한알한알 골라내는 일을 도맡아 해주시고
커피 꽃봉투와 은박 지퍼백에 아로마 밸브를 달아주시고....
붙여야하는 스티커가 많다며 퇴근길엔 스티커와 은박봉투를 베낭에 넣어서 퇴근하시고....
틈틈히 사무실 구석구석.... 쓸고닦고 쓰레기 줍고.....
온 사무실에 감사님의 손때가 묻지않은 곳이 없다지요.
네에......
이 분은 스텔라네 아빠....되십니다. ^^;
카페뮤제오가 어렵고 힘들 때 아빠한테 손내민 딸래미에게 흔쾌히 와주신
맘씨 좋은 혹은 이모들은 법 없이도 살 분이라든가...하는 수식용어가 붙는.....
아직도 개구쟁이같은 우리 아빠지요.
그래서 커피에서 돌맹이가 나왔다는 게시판에 얘기가 나오면 내 탓이라며 자책하시고.
[내가 늙어서 도움이 안되쟈? ] 하시며 한숨을 내쉽니다.
생두 한알을 들고 버릴까 말까.... 고민하는 아빠한테
[아빠....커피 한알가지고 요리보고 조리보고 고민하느니 과감하게 버려주셔~~~] 라고
외치는 스텔라에게 한마디 하십니다.
[야....이 한알의 생두를 수확하기 위해 그 못사는 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을 했겄냐...]
그렇게해도 골라내지 못하는 돌맹이도 나오는 것 같아요.ㅡㅡ;
오늘은 한바탕의 소나기같은 빗줄기가 지나 간 터라.....
하늘이 맑고 예쁘더군요.
간만에 걷어둔 블라인드 사이로 들이치는 빛이 너무 고와서
사진기를 들고 사무실 여기저기 빛을 찾아다니다가
퇴근준비를 하시는 감사님을 뵈었지요.
퇴근 전엔 항상 개수대에 남아있는 그릇들을 씻어주시거든요.
카메라를 들고 다가갑니다.
그렇게 장난스러운 표정은 금새 설겆이에 열중하시면서 사뭇 진지해집니다.
옆에서 아빠모습을 담고나서 사진으로 아빠를 찬찬히 바라보니.....
흰머리가 참 많네.
이젠 얼굴에 검버섯도 생기고....
오래된 낡은 안경 다리도 코팅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고.....
울아빠....안경하나 새로 맞춰드려야겠네....
밑도 끝도 없이 한말씀 건네십니다.
[야... 딸래미! 그런말 말고 영정사진이나 니가 찍어주라~ 그 사진기로 내 영정사진이나 찍어봐~]
말씀하실 땐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너무나도 슬퍼보이고 비장한 모습이군요.
문득 이런 아빠가 내곁을 떠나고나면 나는 어떻게 견디지....하는 슬픔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 된장찌개가 먹고싶다는 딸래미의 말에 엄마는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기다리시는데
아빠는 그 사이 안절부절 집안에서 가만히 앉아 계시질 못하셨다더군요.
얘 피곤한데 내가 갖다줘야하지 않을까? 하시며
일어나는 아빠를 말리느라 엄마랑 옥신각신 하셨던 아빠는......
봄철이면 딸기없이는 철을 나지못하는 딸래미를 위해 안양에서 목동까지 딸기 바구니를 베낭에 매고 다녀가셨다지요.
빨간바구니안에 딸기가 어찌나 서글프던지....
결혼하고 일년이 지난 딸래미가 아직도 힘들게 사는 것 같다며 걱정에 땅이 꺼지는 울 아빠.....
문득 가끔은 이렇게....
카페뮤제오 구석구석 손때가 묻은 감사님의 추억과 아빠의 추억도 이곳에 담아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랑 스텔라는 기분이 너무 좋거나 눈이 마주치면 이런 표정을 서로에게 지어보입니다.
감사님은 늘.... 근엄한 표정을 다른이들에게 보이고 싶어하시면서
스텔라한테만큼은 이런 표정만 보여주시는.....
우리 감사님.
- 천국의 나무 2009-08-16 오후 12:49:54 수정 | 삭제
- 맛나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만들어 마시고, 제가 앉은 의자에 끼어 앉아 장난하다가 늘어지게 자고 있는 냥이의 따땃한 체온을 느끼면서 들어와 봤다가 이 글과 사진 보면서 눈물이....
아이고...
아버님 인상이 너무나 좋으시네요...
세상에 어찌 저렇게 장난스럽고 해맑게 웃으실 수 있지요?^-^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잘 닦여진 맑음이랄까....
아름답네요...그런 아버님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스텔라님이 부럽기도 하구요...^^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나서 돌아가신 후 참으로 오랫만에 아버님 생각하면서 울었습니다요~
저희 아버님도 참 자상하셨거든요...
특히 저...딸기 좋아하는 딸을 위해 안양에서 목동까지 배낭을 메고 다녀가셨다는 대목에서 울컥~ㅠㅠ
글구 네 손으로 영정사진이나 좀 찍어봐..여기서도 울컥~
그냥 장면 장면들이 다 아름답고 찡하네요...
어제 고레에다 히즈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란 영화를 너무나 감동적으로 봤는데,
스텔라님, 시간내서 아버님이랑 어머님이랑 옆지기님이랑 손잡고 함 보러가셔요~
가족이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있음에 대한 섬세한 묘사...늘 한발자국 늦게야 깨닫는....가족의 소중함이 더욱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올...어느 평론가가 <살아서 영화를 보는 행복>이라고까지 극찬한 정말 좋은 영화로 강추입니다요~
오래도록 아버님께서 카뮤의 부족하고 빈 자리마다 채워주시며 그 삶의 연륜만큼의 지혜로움과 여유로움으로 함께 행복하시기를 빌어 봅니다..^^
- 한혜정 2009-08-18 오후 3:02:00 수정 | 삭제
- 어머님이랑 따님이랑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셔야지요 ^^
정말 인상이 맑고 깨끗하고 화사하고 머 그런 느낌~
윙크하시면서 웃는 사진은 진짜 소년같으세요
울 아부지가 몇살 더 어리신듯한데 감사님이 훠얼씬 동안이신듯 ~ 으헤~
(안그래도 울 아부지 맨날 현장 나가계셔서 며칠전에 보니 완전 깜댕이가 되어계시더라는 헉 - -);;;
아부지요~ 안그래도 요새 삐쨕말라서 폼 안나시는데 거 홀라당 타서 이거 우짜실랴고요? 했더니
야 그럼 현장 계속 나가있는데 안타고 배기냐? 라시던 <-- 글타고 머 썬크림이니 이런거 앵겨드려도 챙겨바르실 양반도
아니시라죠 아마?? )
모두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램 -__________-+
- ★ 2009-08-20 오후 9:40:23 수정 | 삭제
- 문득 일하다가 궁금해질때가 있어요.
우리 감사님....뭘 하셔도 야무진 손매로 뭐든 깔끔하게 하셨었는데.....
이젠 뭘 하시든 조금 부족하게 이마 깨지고 손가락 찢어져서 피도 보이고..... ㅠㅠ
오늘은 또 무슨 사고를 치셨을까.....
어디를 또 다치셨을까...
뭐 그렇게 카뮤 사무실이 위험하다고 매일같이 대일밴드를 붙이고 사시거든요.
그냥....막연하게 어느날 갑자기 내 곁에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면 어떡하지....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들때가 종종 있어요.
물론 그것은 엄마도 마찬가지지만.
이상하게 자그마한 체구의 아빠는 유난히 안쓰럽게 코가 시려요.
나무님.
그쵸.
아마도 신랑이 곁에 없을 것이랑 아빠가 없을 것이랑 상상을 해본적이 있는데....
비슷하게 힘들겠다...싶더라구요.
어찌 견디셨나요....
에공....
경미님. ^^
이글을 본 신랑이 우리 스텔라....참 따뜻해서 좋아.....하며 칭찬해주었어요. ^^
제가 쫌 따뜻하긴 하죠? 히힛~
학동님......^.~
계시는군요. 그곳에.....
고마워요.
혜정님. 맞아요.
오랫동안 곁에서 늘.....무조껀! 정말 무조건.....으로 늘 내편인 아빠가 계셨으면 해요.
함께 사는 옆지기 보다도 무조건적인 내편은 엄마랑 아빠인 것 같아요. ^^
그래서 전 부모님을 사랑할걸요? ㅋㅋㅋ
영훈님. ^^ 고마워요.
시간이 지나 세월이 흘러....
기억을 떠올려보면 훨씬 슬픈 사진일 것 같아요....^^
행복한 저녁 되세요.
그리고 가장 가까운 그분들께 오늘은 사랑한다 낯간지러운 얘기한마디씩~~~해봅시당~~^^
- 오경미 2009-08-21 오전 11:50:51 수정 | 삭제
- 스텔라님..그럼요 따뜻하고 촉촉하고..그리고 달콤하고...
(여기까지는전자렌지에데운초*파이랑비슷한거같은생각이문득드는건??)
멋진 여자죠. 멋을 알고 사랑을 알고.ㅋㅋ
난 사실 댓글을 길게 못 단 이유가..
내 가족사가 좀 순탄치 못해서..스텔라님처럼 단순하게 아빠에 대한 정과 연민과 의존감을 쏟아 놓을 수가
없더란 것이지요.
내 스스로가 좀 딱하지만.
스텔라님이 그런 점에서 참 부러워요.
그리고 우리 애들에게만은 나도 그런 부모가 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데..
잘 안 되는 것이..
나에게서는 까뮤 감사님의 저 순하고 맑은 눈이 아니라..
좀 성질 묻어나는 눈이라서 ..에공.
- 러블리 아련 2009-09-29 오후 6:49:44 수정 | 삭제
- 한참을 먹먹한 가슴을 톡톡 치며 들여다봤어요.. 3년전 이맘때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생각에..마흔에 결혼하셔서 마흔 하나에 울 오빠를 마흔여섯에 저를 보셨으니..친구들 아버지보다 연세가 참 많으셨죠.. 제가 거의 손녀뻘의 딸이었죠.. 부모 자식간 세대차이야 뭐 당연히 있겠지만 저희 아버진 막내딸 많이 이뻐라도 하셨지만 거의 조선시대 양가집 규수 족쇄 채우듯 저를 막 옭아매서 원망도 많이 했었거든요..10개월 가량 암투병 하시다 돌아가셨는데..그런 생각해요..그냥 누워만 계서도 살아만 계셔준다면 '아버지'란 이름 그 석자만으로도 자식들에게 큰 의지가 되고 그늘이 된다는 걸..그걸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네요..저런 미소를 가진 아버지..돌아가신이 아닌 살아계신 아버지를 가진 스텔라님이 목이 메이게 부러운 날입니다
- No Keats 2010-02-08 오후 5:35:25 수정 | 삭제
- 지난 일요일에 시아버님 생신이라 같이 식사하다가 까뮤 이야기가 나왔어요.
다른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저희 아버님이 가장 맘에 들어라했던 부분은~
<그 언니는 [이용]이라는 말을 참 싫어해요. 상황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 관계에서 쓰면 안 되는 말이래요.>
저희 아버님 말씀~ 그렇게 사람 좋게 대하는 사람은 좋은 부모 밑에서 자라서 그런거다- 라면서
가정 교육의 중요함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더라구요.
문득 스텔라님네 가족은 어떻더라? 하니까 별로 아는게 없더라구요.
이렇게 까뮤 사이트 곳곳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전 이제야 발견하기도 하고 ...
감사님이 스텔라님의 아버님이신 것도 처음 알았고.. 그 때 커피 투정해서 감사님 맘 상하게 해서 죄송했습니다. ㅜㅜ
해만 넘어갔지 얼굴 본 횟수도... 같이 이야기를 나눈 적도 별로 없으니까...
이렇게 우리는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울 낭군님은 매년 무슨 날, 무슨 일 생기면 스텔라님네는 잘 사시나? 사업은 많이 좋아지셨을까? 요러구...
전 옆에서 스텔라님네보다는 우리 사업이 더 걱정되지 않아? 먹고 살아야되는데 -_-;; 라면서 제 걱정하느라 바쁘죠.;;
회원 가입은 제가 했지만, 사실 울 낭군님이 까뮤 회원 같습니다.
전 차가운 도시 여자인가봅니다. 하지만 내 남자에게는 따뜻하겠지 (...) 이러고 도망갑니다.
- 최지연 2010-10-24 오후 11:22:48 수정 | 삭제
- 아무 생각없이 열어본 게시글이었는데.. 코끝이 찡해지네요
스텔라님 목동에 사시는구나.. 전 신정역 근처에 사는데 ^^ 괜시리 반갑네요
고등학교 때부터 목동을 누빈 저라.. 한번쯤 뵀을 법도 한데요? 후후
저희 아버지는 중동에 파견근무하시는데.. 며칠전에 휴가를 나오셨어요
그 곳 날씨 탓에 머리색깔이 바래고 힘드셨는지 살도 좀 빠지셨는데
못난 자식놈들 걱정 탓에 가만히 쉬지를 못하시네요 그런데도 어디가
이쁘다고 방긋 웃어주시는지.. 저는 언제즘 효도하려나..
감사님 늘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
- 서옥명 2011-01-07 오전 3:45:42 수정 | 삭제
- 글을 읽어내려오면서 문득 30여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내가 고2때 돌아가셨으니...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스텔라님 아버님 모습에서 지금 살아계셨으면 팔순을 넘기셨을 아버님의
모습이 살짝 보여서 마음이 찡해집니다...사실 눈물이 나네요...
스텔라님은 행복하신 겁니다...아직도 저런 인자하시고 자식에게 사랑을
쏟아주시는 아버님께서 곁에 계시니...그것도 매일....아버님께 많이 많이
효도하세요....제소원이 무어라 하느님이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말할수 있습니다...
내 생명을 몇년 떼어서라도... 단1분이라도 아버님을 만나고 싶다는 바램입니다...
잠시라도 그렇게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충고도 듣고 싶고... 칭찬도 듣고싶고... 안겨보고도 싶고...
미운놈 고자질도해보고...소주한잔 같이 마셔도 보고싶고....너무 하고싶으게 많네요....
항상...언제나...그렇게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것이 우리네 부모님들입니다...사소한 일로 짜증내고..
부모님의 속내를 알면서도 부모님께 맘상하는 말 쏟아내고...제 지금의 간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아신다면..아마도 매일 매일 부모님 업어드려도 시원치 않을껄요?
- 윤지영 2015-07-15 오전 1:28:06 수정 | 삭제
- 뮤제오 회원이 되면서 공부될 것만 궁금한 것만 찾아보다 이제 조금 여유있게 주변의 글도 보게 되네요.
아버님 인상이 참 좋으세요....아버님의 딸 사랑이 마음에 절절히 느껴지는 글에 가슴이 찡하고
올해 돌아가신 아빠가 보고 싶어지네요....ㅜㅜ
암으로 편찮으시다 가셨지만 저랑 함께 지내면서 소소한 잔정을 많이 나눠 아직도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은 저인데...
아버지에 대한 글을 보니 더더욱.....ㅡㅜ
스텔라님은 아버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계시네요...아버지와 작은 추억도 많이 만들어가세요.
아버님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어머님과 더불어 예쁜 따님과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 ★ 2015-07-15 오전 9:55:55 수정 | 삭제
가끔씩 오래된 이글에 리플이 달리면 살짝 부끄러운 마음도 들어요....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답니다.
음.....대략 3년전 아빠에게 다행스럽게 진짜....진짜 가벼운 초기증상의 치매 판정을 받았었어요.
처음 병명을 들었을 때엔 조만간, 언젠가 아빠가 나를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었는데......참 사람 사는게 이상하지요.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이 시간들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작년엔 제가 카뮤를 운영하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살롱에 방문하셨던 손님께서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던 중.......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던 적이 있었는데......
작년 연말에 연거푸 세번씩이나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던 아빠의 병을 고쳐주신 분이....
작년에 살롱에서 만나뵈었던 손님의 지인이셨습니다.
겨우 잠깐 뵈었던 분인데 급하니 아쉬워 찾게되었, 도움을 요청해서 다행히 그 어려운 고비를 넘겼었어요.
제가 카페뮤제오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귀인을 만나지 못했으리라....생각하니
카페뮤제오가 더 좋아졌습니다.
지금도 아빠는 파주의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최근의 기억부터 서서히, 아주 천천히 지워져가는지 곁에서 보필하시는 이모님께서 가끔씩 걱정의 말씀을 하십니다.
집에서 갑자기 쉬는건 절대 좋지 않으니 가능하면 일하게 하라는 의사쌤의 말씀에
반나절씩만 쉬엄쉬엄 일하시면 좋으련만 본인이 안계시면 회사가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일주일동안 젊은이들만큼의 똑같은 시간을 채우고 퇴근하고 계세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물론 온순하기 그지없던 분의 짜증섞인 신경질이 늘어가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계시겠지만 자식의 욕심으로 아직은 카뮤에 남게 했습니다....*__)
드라마속의 할마버지들처럼 인자하고 느긋하며 자애로워지는......
그런 아빠의 노년을 기대했는데.....
아빠의 그런 노년을 보는건 조금 어려울 듯 싶어요.
갈수록 6살 조카와 비슷하게 갖고싶은게, 하고싶은게 많아진......할아버지 한분이 곁에 계시네요....^^
언젠가 한번쯤 아빠를 기억하기 위해 찍어두어야지 했었는데
멀리 파주 물류센터의 아들래미 곁에서 일하고 계셔서 카메라 들이댈 기회가 안잡히네요.
아직 영정사진은 못 찍어드렸는데.....
정말 이번주 말엔 아빠도, 엄마도, 그리고 시부모님의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는 날로 잡아볼까...싶습니다.
벌써 수요일.....내일은 분리수거의 날.....ㅜㅜ
그리고 또 일년의 반이 지났고....
7월의 반절인 날.....
오늘도 우리모두 화이팅 하세요....*^^*
- ★ 2015-07-15 오후 7:52:36 수정 | 삭제
- 어쩌면 엄마는 영정사진 찍자는 말만 들어도 눈물을 한바가지 쏟을지도 몰라요.
주말이면 하루종일 붙어계시면서 입이 댓자나 나와있을만큼 싸우고 계시긴하지만
아빠가 옆에 없을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난다며.....
그새 또 눈물 한바가지인데.....ㅡㅡ;
제가 다짜고짜 영정사진 운운하면 서글퍼 하시겠지요.
엊그제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 이문세씨가 나오던데.......
그의 노랫말들은 거의 시...잖아요.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 두듯이~~~
오늘 경미님의 가는 것들은 가게 놔두어야.....하는 것 같다는 말이.......
하루종일 가슴에 남네요.
가게 놔두는 것인지, 놓아주어야 하는 것인지.
오늘도 외부에 나갔다가 낯선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거울에 비춘 제 모습이 참말로......
가는 것은 가게......라는 말이 생각나는 얼굴이었음메~~~~~ㅠㅠ
오늘 하루 괜찮으셨어요?
전 오늘도 기진맥진. 왜이렇게 하루도 짧은데 할일은 머릿속에서 수세미처럼 얽혀있네요.
자아.....오늘은 컴퓨터로 한일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일을 위해 퇴근해야할 것 같아요.
힘든 하루....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
- 오경석 2015-07-15 오후 10:41:36 수정 | 삭제
- 오랫만에 이 글을 다시 읽어보네요.. 그러고보니 우리 앞에 세월이 이만치나 흘러갔구나 싶고... 감회가 새로워져요.. 스텔라님의 아버님... 가슴이 찡해요...ㅠ 계속 일하시게 하시는거.. 정말 좋은 선택이신거 같애요.. 일하는 시간은 줄여야하겠지만요..^^;; 제가 얼마전에 [스틸 앨리스]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50살에 초기 치매에 걸리게 된 언어학자요 콜럼비아 대학교 교수였던 여성의 이야기에요.. 그동안 치매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들은 주로 가족들의 고통돠 슬픔을 다루었는데. 이 영화는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 자신의 심리적인 변화를 굉장히 잘 보여주어요.. 마치 열심히 쌓아올렸던 모래성이 어느새 스르르 무너지듯이 일생을 애써 쌓아왔던 모든것들이 다 사라져버리고 바로 앞의 기억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게 되고 현실적 지남력을 잃게 되면서 겪게 되는 두려움 불안 분노 슬픔 당황스러움 절망감 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존엄하게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은 눈물겨운 노력들... 굉장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영화 보면서 스텔라님이랑 아버님 생각이 나더라구요.. 우리가 그 분의 마음을 똑같이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따뜻한 정서적 유대를 나누면 진행이 훨씬 늦고 인간성을 빠르게 잃게 되지 않으며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해요.. 아버님은 평생 엄청난 의지력으로 스스로를 잘 조절하며 다른 사람 배려하시면서 따뜻하고 인자하게 살아오셨으니 충분히 그러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가족들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스텔라님 화이팅♡
- ★ 2015-07-16 오전 10:31:48 수정 | 삭제
아침에 집에서 조용히 컴터를 켜고 예전부터 달려있던 리플들을 다시한번 꼼꼼하게 읽어보았어요.
그러다가 깜짝 놀라 가슴 한번 쓸어 내립니다.
장난처럼 애칭으로 불러대던 러블리아련님의 닉네임을 저는 아랭님이란 제 애칭으로 불렀었는데.....
문득 덧없게 느껴지는.....
러블리 아련님이 올해 설날이 되기전 둘째 아이를 낳다가 지금까지 혼수상태예요.
일하다가 문득 문득 생각나면......
혹시나......
깨어났지만.....
연락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 차례까지 되지않아 연락을 안했을거라는 실낱같은 믿음으로
살포시 깨어났느냐고 카톡을 보내봅니다.
그런데, 아직도.....네요.
남편되시는 분께서 제가 걱정할까봐 그나마 아직...이라는 답장을 주시는데....
그것마저도 미안해서 선뜻 전화하지 못 하네요.
아련님을 기억하는 우리들이 가끔씩.......
기도해주세요.
빨리 털고 일어나서 예전의 러블리아련으로 돌아오게.....
시간 참 빠르기도 하죠.
어린시절엔 그렇게도 더디가던 시간이 어쩌면 이렇게도 빠를까요.
하루가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들 조금더, 어제보다 조금만 더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
- 윤지영 2015-07-28 오전 1:35:44 수정 | 삭제
- 스텔라님...
아버님의 병환은 안타깝네요....가족들의 사랑으로 조금 천천히 진행되길......
영정사진은 찍어두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ㅜㅜ
저도 아버지가 방사선치료 휴유증으로 힘들게 지내시긴 했지만
갑자기 제 곁을 떠날 줄을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요......
급하게 장례절차를 밟게 됐는데 그 영정사진이 마땅치않아서 한참 애먹었어요.
마음에 드는 사진과 잘 나온 사진 두 세장을 들고 갔다가 확대해도 잘 나온 사진으로결정하게 되었어요.
생각하면 슬프지만......좀 더 정정하실 때 좋은 모습을 담아두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 ★ 2015-07-28 오후 6:12:10 수정 | 삭제
-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문득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난 남편이 어제는 연락도 없어서 메세지 하나 보냈습니다.
혹시 여행가는 배가 새우잡이 배는 아니었는지.....
아니면 개고생하다 객사한건 아닌지......
세상천지에 우리부부만큼 붙어있는 부부는 매우 드물거라며 낄낄거렸는데......
습관처럼 옆에 있던 사람이 없는데 왜케 허전하지도 않은지.....(반전!!!)
어찌나 자유롭고 편안한지....이거 어떻게해야하는지......ㅋㅋㅋ
근데 다만.....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는 궁금하더라구요.....흐흐흐~~
얼마전 친구로부터 동영상하나를 받았었는데 내용이 석잔님의 그 내용이었어요.
매일 똑같은 지루한 일상 속의 사춘기 아들내미 가족들이 휴양지에서 만난 쓰나미.....감동동영상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 얼마나 감사한 기적같은 하루인지에 대한.
모두들 오늘....이 어쩌면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냅시당....^^
석잔님 건강하지요?
지영님.....맞아요.
문득 제 핸드폰안에 장난끼 가득한 아빠사진들이 있는데....
진짜 이상한건 동생이 어렸을 때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찍은 사진들이 지금의 아빠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서
깜짝 깜짝 놀래곤 합니다.
근사한 사진한장 남겨둬야겠어요.
예전에 카뮤 식구들 사진강의를 하고선 강의가 끝나면 할머니 할아버지 영정사진 봉사...다니고 싶었었는데....
울 아빠엄마 시부모님이 먼저네요...^^
지영님....고맙습니다.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지영님도 오늘 하루 편안하시길......
스텔라 카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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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show 2016. 뮤벤.. [11]
당신들께서 주인공이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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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기적의 순간을 만난다 [13]
다만 내가 그 순간을 알고 있었는가 아닌가일 뿐..... 어쩌면 매순간 내겐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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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Africa ...... [17]
나는 책과 사진으로만 커피를 알고 있었나 보아요. 고마워요. 이젠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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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Africa ...... [5]
ps. 세계 최고의 케냐AA를 찾아 떠난 아프리카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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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피해안의 풍경과 길에 대한 소.. [10]
지오그라피가 우리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건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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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가정식 커피 [ 개.. [6]
커피따로 우유따로 저그에 담아서 개인의 취향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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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람들이 친절한 이유/ .. [6]
본조르노, 보나세라, 아리베데르치, 차오 이정도면 충분히 이탈리아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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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계절에 비내리는 마이오리 .. [7]
행운입니다. 태양만 있는 이곳에 비내리는 걸 보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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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휴가 속 짧은이벤트_여행을 떠나.. [10]
여행은 굳이 어딘가로 목적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걸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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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나만의 그늘을.. [21]
한 열번만에 찾아놓은 미켈란젤로 광장의 비밀의 정원 속 고마운 그늘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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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광장의 얼음물 장수가 .. [12]
저는 쉬면서도 일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탈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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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8/ Reset 되어.. [5]
Pause 하려던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Reset 이 운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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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피렌체에서 첫 안부 [22]
예쁜 뾰족구두 대신 굽 없는 운동화 하나를 제게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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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뮤제오 감사님. 기억에 담아두.. [34]
카뮤 구석구석 손때 묻은 감사님의 추억과 아빠의 추억도 담아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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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편_ 01 [14]
처음 제가 복원예술을 공부하러 떠난다는 대답에 많은 지인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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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폴리편_ 02 [8]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해진 추억속의 나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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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폴리편_ 01 [3]
저희에게 에스프레소 한잔을 쏘시겠노라며 데리고 갔던 동네 푸근한 Ba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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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가 소장한 비판매용 모카포트.. [13]
어쩌면 이것들 덕분에 제가 카페뮤제오를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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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fe ◈ 이탈리아 베네치아.. [4]
참 재미있는 것은,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으면 모두다 한결같이 답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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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fe ◈ 이탈리아 로마편_.. [6]
카페를 나오는 발걸음이 귀부인처럼 혹은 어떤 귀족의 영애처럼...나비같을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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